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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1심서 짓밟힌 발달장애인 투표권 2심서 되살아났다
글번호 2310 등록일 2024-12-18
등록자 새날동대문CIL 조회수 512명
첨부파일

서울고법, ‘정당 로고·후보자 사진 포함된 투표보조용구 제공’ 판결
“드디어 그림투표용지 필요성 인정받아 기쁘다. 즉각 편의 제공하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한국피플퍼스트는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한국피플퍼스트는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앞으로 있을 공직선거에서 발달장애인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속 정당의 로고와 후보자 사진이 포함된 투표보조용구를 제공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은 제1민사부는 발달장애인을 비롯해 문자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선거권자들을 위해 정당 로고와 후보자의 사진과 색깔 등이 포함된 그림투표용지의 전면도입 요구는 기각했으나, 이 같은 내용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판결 직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과 한국피플퍼스트 등 장애인단체는 결과를 자축하며 기뻐했다.

발달장애인들이 요구하는 그림투표용지 모습. ⓒ에이블뉴스DB
발달장애인들이 요구하는 그림투표용지 모습. ⓒ에이블뉴스DB

장추련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당사자 박경인 씨와 임종운 씨는 2022년 1월 18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50일 앞두고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촉구하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선거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에게 정당·후보자들의 선거공보, 선거공약서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작배포하고, 문자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선거권자를 위해 정당 로고, 후보자의 사진 등이 포함된 그림 투표용지와 안내판의 비치하라는 내용이었다.

발달장애인은 장애로 인해, 인지 및 언어 이해가 원활하지 못한 발달장애인들은 매번 선거 때마다 투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을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이해하기 쉬운자료와 그림투표용지 그림안내판 설치 등은 공직선거법에 내용이 없기 때문에 법을 먼저 바꾸어야 하므로 소송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원고들은 1심 결과에 항소했고 이날 2심 재판부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고 향후 공직선거에서 발달장애인이 원한다면 소속 정당의 로고와 후보자 사진이 포함된 투표보조용구를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법무법인 이공 정제형 변호사. ©에이블뉴스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법무법인 이공 정제형 변호사. ©에이블뉴스

법무법인 이공 정제형 변호사는 “일정 연령에 도달한 성인이라면,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등하게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야함에도 그동안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에게는 참정권이 보장되지 않아 소외돼 왔다”며, “이에 열심히 싸우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관련 편의는 전혀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만 오늘 재판부는 원고들을 비롯한 발달장애인의 간곡한 요청을 전부 외면하지 않았다. 가장 목소리 높였던 그림투표용지 전면 도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발달장애인이 기표할 수 있도록 소속정당 로고와 후보자 사진이 포함된 투표보조용구를 제공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당 로고, 후보자 사진이 포함된 보조용구에 그치지 않고 문자를 읽을 수 없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림투표용지 전면도입 논의가 시작되길 바란다”면서 “오늘의 작은 승리를 기뻐하되 더 싸워야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해하기 위한 선거공보를 꾸준히 요청하고 그림투표용지 투표보조용구와 관련해서도 선거관리위원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기자회견’ 소송 원고 박경인 씨. ©에이블뉴스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기자회견’ 소송 원고 박경인 씨. ©에이블뉴스

소송의 원고 박경인 씨는 “참정권이라는 말은 솔직히 말해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투표할 수 있는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고 있다. 투표는 이 사회에서 시민으로서 내 목소리를 내는 가장 중요한 길 중 하나이고, 투표를 통해 이 사회에 원하는 바를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판결이 나왔고 앞으로 발달장애인도 편의를 제공받아 그림투표용지 투표보조용구를 쓸 수 있는 날이 돼 기쁘다. 하지만 상고하면 투표보조용구를 못 쓰게 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달라”고 외쳤다.

경기피플퍼스트 노호성 활동가는 “오랫동안 국회와 정부에 정당로고와 후보자 사진이 포함된 그림투표용지를 요구해왔으나 우리의 요구는 번번이 좌절됐다. 하지만 드디어 그림투표용지의 필요성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정당 로고와 후보자 사진이 포함된 투표보조용구를 통해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기대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속히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라.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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