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공모전’ 수상작 연재-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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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 2367 | 등록일 | 2025-01-10 |
등록자 | 새날동대문CIL | 조회수 | 87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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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상 ‘우리의 돌봄, 함께여서 가능했던 순간들한국장애인개발원(원장 이경혜, 이하 개발원)은 장애아동 가족의 일상적인 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보호자의 사회활동을 돕기 위해 돌봄서비스, 장애아 돌보미 양성, 휴식지원프로그램을 지원 하는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매년 우수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사례 공모’를 실시,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 66편의 작품을 접수, 심사를 통해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2024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사례’ 수상작 중 최우수상 1편, 우수상 2편, 장려상 5편을 연재한다. 다섯 번째 수상작은 장려상인 ‘우리의 돌봄, 함께여서 가능했던 순간들’이다. 우리의 돌봄, 함께여서 가능했던 순간들 홍승주((사)대전광역시장애인부모회/돌봄서비스 이용) 저와 아이의 아빠는 딱히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직업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위해 치료를 계속 받아야 했지만 장애 아동으로 낙인 되는 게 싫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장애진단도 받지 않은 채, 그저 내 손으로 돌보고 내 손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를 돌보는 것에 좀 더 매진할 수 있도록 아이 아빠는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일자리에 취업하여 타 지역에서 돈을 벌어 보냈고, 저는 큰 아이와 함께 장애가 있는 둘째 아이까지 돌보며 보험 일을 했습니다. 아침에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일을 하려고 하면 학교에서는 이런저런 일들로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했고, 퇴근 시간도 채 지키지 못하고 아이를 데리러 가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험영업을 해야 돈을 버는데, 전혀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 아빠의 직장도 점점 힘들어져서 모든 걸 정리하고 우리가 사는 지역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었던 2022년 겨울, 우리 부부는 더 늦기 전에 자리를 다시 잡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려면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데 장애가 있는 둘째 아이의 케어가 너무 걱정되어 아무것도 시작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딸아이가 2학년이 되어 장애진단을 받았던 2023년 어느 날, 아이가 다니는 센터 원장님께서 저에게 장애아 돌봄서비스 제도가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부모인 내가 케어해도 이렇게 힘들고 지치는 일이 매일 같이 일어나는데 과연 남이 봐 줄 수 있을까? 우리 아이가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을 따를 수 있을까? 거부감이 있으면 어쩌지? 수많은 고민의 밤을 보냈습니다. 고민 끝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선생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첫인상은 외모는 작고 호리호리하고 이런 일을 하실 수 있을까? 하는 인상이었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를 편하게 대해 주셨고 아이와의 첫 만남에서도 아이를 정말 따뜻하게 대해주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변할 수 있는 우리 아이에 대해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알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 저에게 선생님은 “내가 요즘 자폐아이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있느니, 큰 걱정 말고 믿어달라”고 하시면서 저를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아이와 선생님이 처음 만나고 한 달이 지났을 때쯤, 저와 신랑은 각각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저는 대학병원에 원서를 넣었는데, 이제라도 전문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합격과 동시에 아이 등교 문제가 내 발목을 잡았습니다. 오전 7시 30분까지 출근을 해야 하는데 아이 아빠는 저보다 더 이른 출근을 하거나 출장이 잦았고, 가까이에 사는 친정엄마께 부탁드리자니 엄마도 일을 하셔서 쉽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좌절했습니다. 이렇게 또 기회가 사라지는구나 하고 생각하다 혹시나 하고 돌보미 선생님께 이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크게 웃으시면서“걱정하지 마요. 내가 학교도 보내고 오후 일정도 다 맡아서 해줄게요. 혹시라도 회식이 생기면 그것도 하고 와요, 그런 거 빠져 버릇하면 사회생활 못해요, 너무 늦으면 우리 집에서 봐도 되고 아니면 내가 올 때까지 봐줄게요!”라고 말씀하셔서 눈물이 났습니다. 너무 감사하고 다시 한 번 열심히 살아보라고 하늘이 제게 보내주신 선물 같았다. 돌보미 선생님은 정말 열심히 도와주셨습니다. 이른 아침 일찍 오셔서 간신히 깨워만 놓은 아이의 세수와 양치를 도와 주셨고, 제가 너무 늦어서 헐레벌떡 나가는 날엔 아이의 아침식사와 준비물까지 챙겨주셨습니다. 수시로 오는 학교선생님의 전화도 어느 날부터인가 제가 아닌 돌보미 선생님께 연락이 가기 시작했고, 돌보미 선생님은 학교에서 아이의 곤란한 상황들로 연락을 받으시면 열일 제쳐두시고 저 대신 학교에서 아이를 데리고 와주시며 저를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모든 게 선생님의 마음에서 진심으로 나오는 거 같아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딸아이의 2학년을 무사히 마치고 3학년으로 올라갈 때, 장애전담학교로 전학을 마쳤습니다. 이때도 항상 돌보미 선생님이 함께 해주셨고 수많은 사례들과 학교정보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돌보미 선생님들께 들은 장애 아이를 대하는 방법과 올바른 대처와 케어하는 법을 많이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를 장애전담학교로 전학 시키면서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저의 마음을 잡아주시고, 아이의 등교 및 하교일정을 모두 함께 상의해 주셔서 저와 아이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선생님은 마치 친정엄마처럼 저에게 끊임없이 도와주고 용기와 힘을 주셨습니다. 어느새 한줄기 빛 같은 존재가 된 선생님과 함께 고민과 불안 속에서 소통하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 보니, 이전에는 불가능하게만 느껴졌던 전문직 직장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도움 속에서 제가 아이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일할 때에는 오로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생각했던 기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자격증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문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아이 아빠도 전보다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빠르게 승진도 가능했습니다. 모두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하니,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은 저희 아이뿐만 아니라 저까지 돌봐주시는 엄마 같으신 분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돌보미 선생님 잘 만나는 것도 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진짜 복 받은 사람 같습니다. 선생님으로 인해 제 인생에서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었고, 우리 아이를 사랑해 주시는 분이 가족 말고도 또 있다는 사실에 우리 아이도 같이 복 받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제 선생님을 만난 지 만 2년이 다 되어갑니다. 2년 동안 변함없이 우리 아이를 사랑해 주시고 모든 일을 우리 아이에게 맞춰서 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저는 오늘도 저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좋고 감사합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저희 아이를 함께 돌봐주실지는 모릅니다. 그저 선생님께서 저희 아이의 옆에 그리고 제 옆에서 든든히 건강하게 계셔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표현이 서툴러 그저 매일 앵무새같이 감사하다는 말씀 말고는 마음을 전할 길이 없었는데, 이렇게 사례 공모전을 통해 글을 써 보면서 선생님께 저의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저희 가족의 수많은 불가능들이 가능해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이 당선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선생님께 감사한 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달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는 선생님과 웃으며 하루를 보냈을 거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렇게 좋은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게 좋은 선생님을, 그리고 아이에게 꼭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저희와 같이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함께 같은 마음으로 돌봐주시는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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