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 오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기 위한 투쟁이 또다시 시작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서울시청 동편에서 장애여성 최옥란 열사의 기일인 3월 26일 맞아 ‘윤석열 파면, 장애인 권리입법, 탈시설’을 내걸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 출범을 알렸다.
올해 420공투단의 슬로건은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로,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출근길선전전 800일차를 시작으로 오는 27일 장애인거주시설 인권 참사 결의대회까지 1박 2일간 노숙 투쟁에 돌입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4월 20일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고 제22대 국회가 1년 내 장애인권리입법 제정을 촉구하며, 장애인권리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각 정당에 요구했지만 면담조차 성사되지 않았다. 이를 겨냥해 ‘장애인평생교육법·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권리중심공공일자리지원특별법 제개정’을 다시금 촉구했다.
장애인평생교육법(진선미 의원 대표발의)은 장애인의 평생교육 권리를 규정하고, 국가 및 지자체 책무 강화 등이 담긴 제정안으로 공청회까지 거쳐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안인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서미화·김선민 의원 대표발의)은 현행 ‘제4장 자립생활의 지원’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법제화가 담긴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장애당사자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의견이 반영됐다.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원 특별법(서미화·김선민 의원 대표발의)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따라 국가 및 지자체가 중증장애인 맞춤형 일자리인 권리옹호, 문화예술, 인식제고 직무 등을 만들어 고용 및 유지하라는 제정안이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20년 동안 시혜와 동정이 아닌 장애인 차별철폐를 하기 위해 326투쟁을 시작했다.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해서는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 비장애인 중심 교육이 아닌 장애인의 당당한 자존감을 장애인평생교육법에 담아달라. 제발 법 좀 만들어달라"면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외쳤다.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조민제 교장은 "장애인평생교육법은 지역에 있는 평생교육기관에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로 보장해달라는 내용으로, 사회적 의제를 크게 다루는 주제가 아니다. 전장연이 이야기했던 법안 중 가장 소박한 법안"이라면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윤석열 정부로 바뀌며 논의만 하다 폐기 됐다. 22대 국회에서 다시 법안을 수정해 재발의했는데, 계엄 터지고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 지난 3월 4일 법 통과를 촉구하며 23명이 삭발했는데, 이 머리가 더 자라기 전에 법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리중심 일자리 조정미 노동자는 "저는 탈시설 해 지역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월급을 받고 사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면서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도 탈시설해서 저와 같은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특별법을 꼭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장애인 탈시설’은 420공투단 투쟁에서 가장 핵심 의제다. 정부가 2021년 탈시설 로드맵을 통해 시설의 단계적 폐쇄, 신규입소 금지, 대규모 장애인거주시설의 소규모화를 이행할 것을 약속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폐기됐다고 주장했다. 그로 인해 울산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사건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울산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사건은 한 달 동안 890건에 달하는 폭행 건수가 확인됐으며, 사망에 이른 장애인들도 확인되고 있다. 즉각 시설 폐쇄와 개인별 맞춤형 자립지원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해당 거주시설 폐지 및 탈시설 권리보장을 내걸고 1만명 서명운동(https://sadd.or.kr/talsisul_890)도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울산 시설 학대 사건은 장애인을 오랜시간 동안 수용시켜온 한국사회의 장애인 정책이 빚어낸 구조적 참사다. 장애인을 시설에 가둬두는 것은 인권적 조치도 아니고 사회적 복지도 아니"라면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자립지원법이 인권참사를 막아내고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서 의원은 "조속한 시일 내에 탈시설지원법 제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그 법안에는 명백히 시설 폐쇄를 담고자 한다"면서 "어떠한 중증장애인이라도 시설에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180명의 원생이 살고 있는 울산 재활원에서 CCTV에서 나온 폭행만 800건 이상이다. CCTV가 없는 곳에서는 얼마나 구타가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시설 당연히 폐쇄해야 한다"면서 “탈시설지원법이 아니라, 시설폐쇄법으로 모든 시설들 확 없애버려 한다. 그래야 기본적인 인권, 자립생활 권리가 제대로 보장될 것이다. 대한민국을 시설 없는 나라로 만들자"고 '탈시설'을 성토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은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면서 감옥같은 시설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것이 무리한 요구냐.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경제 대국이라고 말했지만, 복지정책은 후퇴하고 탈시설 요구마저도 삭제했다. 윤석열은 마땅히 파면돼야 한다"면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최옥란의 이름으로 장애인권리약탈자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외쳤다.
한편, 420공투단은 이날 저녁 ‘최옥란 열사 23주기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를 지낸뒤, 인근에서 노숙하며, 다음날인 27일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14차 다이인행동’, 오전 11시 서울정부청사에서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참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결의대회’를 끝으로 1박2일 투쟁을 마무리한다. 이후 5월 1일까지 420투쟁을 지속해 펼칠 예정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