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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발달장애인 사망률은 높은데 질병 유병률은 낮다?” 의료접근 공백
글번호 3677 등록일 2026-09-29
등록자 새날동대문CIL 조회수 3명
첨부파일

중장년층 ‘신체·정신질환·암 질병 유병률’ 오히려 비장애인보다 낮아져
병원 이용 어려운 현실 반영‥‘진료 병원 확대·의료정보 통합’ 등 제언



국가인권위원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국가인권위원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발달장애인의 사망률이 비장애인보다 3배 이상 높지만, 신체질환·정신질환·암 등 질병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장년층에서는 오히려 역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질병이 적어서가 아니라 필요한 진료를 받기 어려운 현실이 건강보험 진료 기록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발달장애인을 진료하는 의료기관을 늘리고 흩어진 의료정보와 이용 지원체계를 연결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한 의료진이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방식에 맞춰 충분히 설명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교육과 수련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김승섭 교수. ©에이블뉴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김승섭 교수. ©에이블뉴스

발달장애인 사망률 3배‥신체질환·정신질환·암 등 질병 중장년층 오히려 역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김승섭 교수는 “2002년부터 2024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를 통해 신체질환, 정신질환, 암, 검진, 사망에 대해 분석했다. 2024년 기준 비장애인 10만 명 중 사망률은 317명, 발달장애인 사망률은 988명으로 3.1배 차이가 났다. 그렇다면 만성신체질환, 정신질환, 암과 관련한 비율도 높다고 생각되지만, 그 예상과 완전히 어긋나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성신체질환과 정신질환, 암 질병 유병률은 발달장애인은 일반인구 대비 연령에 따른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저연령층은 높은 유병률을 보이지만, 고연령층은 낮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은 젊었을 때 아프고 나이가 들면 아파지는 것일까. 당연히 집단적으로 이러한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 결과가 건강보험에 있는 병원 진료 기록에 기반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아픈 기록이 아니라 병원 치료 기록이다”라고 말했다.

김승섭 교수는 “이처럼 사망률은 3배 가까이 높은데 건강보험상 드러나는 질병이 상대적으로 낮고 50대와 60대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더더욱 낮아지는 이유는 돌봄을 제공받기 어려운 시점, 즉 발달장애인 스스로 병원에 갈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이용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김란영 연구교수. ©에이블뉴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김란영 연구교수. ©에이블뉴스

‘발달장애인 진료 병원 유입·정보창구 통합·응급의료체계 개선’ 등 제언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김란영 연구교수는 발달장애인 가족 5인, 활동지원사 2인 총 7명의 수요자와 의료기관 종사자 10인, 의료이용 지원체계 관계자 10인 총 20명의 공급자를 대상으로 인터뷰한 연구를 발표했다.

질적연구 결과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응급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의료 관련 정보가 복잡하고 어렵다', '정보가 너무 흩어져 있다', '갈 수 있는 병원이 부족하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 '전문가도 잘 모른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김란영 연구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발달장애인을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많아지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을 이미 진료하고 있는 병원을 더 잘 지원하고 새로운 발달장애인 진료 병원 유입을 위해 수가 체계 개편, 성과연동형 수가 전환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하나의 정보창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재 오픈 준비 중인 ‘장애와 건강 다있소’는 보건복지부 관련 사업과 기관이 명시돼 있는데,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한 홈페이지에서 모든 정보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예약과 진료 수납 및 귀가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장애인 의료기관 이용편의 지원사업’ 수행기관이 현재 5곳인데 확장 및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또한 응급의료체계 개선과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의료 이용 코디네이터 신규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발달장애인 가족 김신애 씨. ©에이블뉴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발달장애인 가족 김신애 씨. ©에이블뉴스

“발달장애인 의료이용, 충분한 소통과 섬세한 결이 필요하다”

발달장애인 가족 김신애 씨는 “이번 실태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조사하고 통계로 막연히 확인하던 내용을 발달장애인 영역에서 구체화하고 명확하게 문제점을 드러낸 자료로 의미가 매우 크다. 또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확인된 점 자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딸은 스케일링을 하려면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 이에 3년마다 스케일링을 하고 있는데 기간이 길다 보니 잇몸에서 피가 많이 난다. 그러면 솜을 1~2시간 물고 있어야 하는데 마취가 풀리면 이것을 하지 못하니 계속 피가 나고 최근에는 공황에 후유증으로 무기폐증이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렇다 보니 얼마 전 서울대 치과에 갔을 때 의사와 마취과, 간호사 등 의료인과 어떻게 치과진료를 할 지 1시간을 넘게 토론을 했다. 그날 어떻게 할 것인지 결국 결정하지 못했지만, 의료인들에게 든든함을 느꼈다. 치료 방안을 1시간 넘게 토론해줄 의료인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특히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서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실제 의사소통에 있어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어떤 치료 스케줄을 세우고 하는 것은 가족인 우리도 어렵다. 그렇지만 한 번 더 설명하고 불안하지 않게 함께 대응하며 디테일한 퇴원 계획 수립 등 충분한 소통과 섬세한 결이 필요하다. 이 섬세한 결을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수요자, 공급자, 환경구축 등 영역에서 어떤 우선순위가 있기보다 연결된 모든 부분이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한국피플퍼스트 박연지 서울집행위원. ©에이블뉴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한국피플퍼스트 박연지 서울집행위원. ©에이블뉴스

발달장애인을 ‘그냥 아픈 사람, 한 사람의 환자’로 대우받게 해 달라

한국피플퍼스트 박연지 서울집행위원은 골절과 재활치료, 정신과 등 병원 이용 경험을 이야기하며 “병원을 이용할 때 의사나 부모님은 치료방법이나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약을 왜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 또 환자가 많고 바쁜 경우 압박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험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올해 ‘병원 이용 권리 수첩’을 만들면서 인터뷰한 내용 중에는 ‘발달장애인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정보 이해, 병원 이용, 진료와 검사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라는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면서 “핵심은 발달장애인이 병원을 이용하기 어렵다가 아니라 현재 의료체계가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과 이해 방식에 맞게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발달장애인도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고 받을 권리가 있다. 내가 어떤 치료를 받는지 설명을 듣고 질문하고 선택할 권리가 있다. 병원에 가기 어려운 것을 우리 발달장애인의 문제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데 있어 내 몸이 어떤 상황인지, 어떤 병원으로 가야할지, 무엇을 물어볼 수 있는지 알고 결정하고 싶다. 발달장애인이 자기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쉬운 말로 된 교육이 자주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병원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환자를 친절하게 존중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조금만 천천히 물어보고 우리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강조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우리동네의원 임형석 원장. ©에이블뉴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2026 발달장애인 의료 이용 실태 진단과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우리동네의원 임형석 원장. ©에이블뉴스

“전문가도 잘 모른다”‥성인 발달장애인 일차의료 수련경로 제시

우리동네의원 임형석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발제에서 소개된 말 중 ‘거절보다 실패에 가깝다. 양쪽이 노력했는데 안 됐다’라는 말은 발달장애인 의료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매우 정확하게 표현한다. 진료 거부와 차별도 존재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의료진도 진료를 시도하고 가족과 지원인력도 나름대로 노력했음에도 필요한 의료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질적연구에서 ‘전문가도 잘 모른다’는 결과가 제시됐는데 동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조정, 행동변화의 신체적 원인 감별, 진단적 가림, 장애 특이적 예방관리 등을 실제 진료를 배우지도 지도받을 수도 없다. 몇 시간의 이론교육이나 매뉴얼 배포만으로는 실제 진료 역량을 충분히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모든 일차의료 의사가 갖추어야 할 기본교육 마련, 관심 있는 가정의학과·내과 등 일차의료 의사를 대상으로 실제 환자 진료와 사례 슈퍼비전을 포함한 인증형 심화과정 운영, 지역별로 성인 발달장애인 일차의료 클리닉 또는 허브 구축을 통한 환자 직접 평가 및 주변 동네의원 자문·공동관리 제공 등 성인 발달장애인 일차의료에도 수련경로가 필요하다”며 세 단계의 수련경로를 제시했다.

이외에도 건강상태별(HCC)을 기본 축으로 하되 장애 및 기능 및 돌봄 필요도를 추가 보정하는 장애인 건강주치의용 위험 조정 모형 개발, 병원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안내자가 아닌 실제로 진료가 이뤄지도록 조정자 역할을 하는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등 코디네이터 역할 구축 등을 제안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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