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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발달지연 아동 국가지원, 장애 진단·선별 여부 아닌 ‘필요 중심’ 전환 한목소리
글번호 3604 등록일 2026-08-11
등록자 새날동대문CIL 조회수 109명
첨부파일

‘아동 중심·가족 중심’ 진단 필요 없앤 호주의 ‘쓰라이빙 키즈’ 소개
조기발견 이후 끊김 없는 국가 지원체계·국내 제도 개선 등 제언

세이브더칠드런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세이브더칠드런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발달지연 아동에 대한 국가 지원을 장애 진단이나 선별 여부가 아닌 ‘필요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국내외 전문가와 현장 종사자들의 제언이 나왔다.

조기발견 이후에도 상담·진단·교육·치료·돌봄 등 필요한 지원이 끊김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국가와 지역사회의 연계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진단 요건을 없애고 아동과 가족의 필요, 강점,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호주의 ‘쓰라이빙 키즈’ 모델이 소개됐다. 이에 국내에서도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의료·교육·복지 영역의 공공지원체계를 연계해 발달지연 아동과 가족이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멜버른왕립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프랭크 오버클레이드.ⓒ세이브더칠드런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멜버른왕립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프랭크 오버클레이드.ⓒ세이브더칠드런

‘아동 중심·가족 중심·일상 중심’ 진단의 필요 없앤 호주의 ‘쓰라이빙 키즈’

멜버른왕립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프랭크 오버클레이드는 “발달지연에서 조기 발견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만큼 진단할 때 선별 검사의 결과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고 가족 중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 또한 발달지연 관련 시스템이 파편화됐고 또 칸막이식으로 일을 해왔다. 이에 2013년 재정이 부족하고 파편화된 ‘주 단위 체계’에서 ‘개인 보험 모델’로 지원 방식을 전환하는 국가장애인보험제도를 출범했다. 이는 영구적이고 중대한 장애가 있는 아동과 성인이 스스로 지원을 선택하도록 설계한 제도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이전에는 장애가 있는 아동과 성인이 복잡한 체계를 검색하고 지원을 찾아다녔다면 국가장애인보험제도 대상 아동들은 일단 진단을 받은 다음에는 급여를 받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 자신이 통제권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성인 장애 모델을 그대로 아동에게 적용하면서 아동들이 배제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프랭크 오버클레이드는 “그래서 나온 것이 ‘쓰라이빙 키즈’라는 모델이다. 오는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이 모델에서는 진단의 필요를 없앴다. 서비스를 받기 위한 진단 요건이 사라졌는데, '진단이 무엇인가'에서 '필요와 지원'으로 관점이 전환됐다. 아동뿐 아니라 부모와 가족에게도 초점을 맞추었고, 이 아동이 잘 성장하기 위해 향후 6~12개월간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쓰라이빙 키즈 서비스 원칙은 아동 중심, 가족 중심, 강점 기반이라는 면에서 과거와 굉장히 다르다. 근거 기반의 접근 방법이고 일상생활 환경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성과 중심이다. 재정만을 보는 것이 아니고 유연하게 접근 가능하며, 민간과 공공서비스를 모두 다 혼합적으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특히 부모를 비롯해 간호사, 교사, 영유아 교육자, 의사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식 제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제도와 시스템, 모델을 통해 아동이 안정적이고 안전한 관계를 맺고 일상 활동에 의미 있게 참여하며 스스로의 강점을 토대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바란다”면서 “가족이 긍정적인 지지망을 갖추고 아동들과 필요한 것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하며 또한 지역사회가 배려를 하고 포용성을 중심으로 한 안전한 지역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육아정책연구소 강은진 선임연구위원.ⓒ세이브더칠드런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육아정책연구소 강은진 선임연구위원.ⓒ세이브더칠드런

‘누가, 언제, 어떤 수준의 지원이 필요한가’ 관점 변화 필요

육아정책연구소 강은진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발달지연과 발달장애 관련된 대책에 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선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두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누가 장애를 가졌는가’, ‘특수교육 대상자인가’를 가려내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는 거기서 벗어나서 누가, 언제, 어떤 수준의 지원이 필요한가의 중심으로 관점을 변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방 중심 단계적인 지원을 통해서 이뤄져야 할 것이며 선별과 연계, 개입 모니터링 전이 단계가 끊이지 않도록 공공 지원 체계가 연동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설계가 필요하다”며 발견-연계-발달검사-조기개입-평가 및 전이로 구성된 발달지연 지원을 위한 전달체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강은진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발달지연 아동의 건강한 발달권 보장을 위한 법안들의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먼저 ‘국민건강보험법’에 발달지연 의심 영유아를 위한 조기개입 요양급여 특례를 신설해 현재 민간 실손보험 중심인 상황에서 요양급여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외에 ‘장애아동 복지지원법’에 장애 또는 발달지연 의심 아동 조기개입 연계 지원에 대한 조항을 신설하는 부분, ‘영유아보육법’과 ‘유아교육법’에 발달지연 의심 영유아에 대해서 보호자 동의에 따라 공식적 상담 및 연계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 ‘모자보건법’에 영유아 건강검진 이후에 조기개입으로 이어지는 사후관리체계에 대한 명문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과 성장은 영유아의 권리이고 우리의 미래다. 장애를 구분하고 조기 선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영유아가 자기 나름의 수준에 따라서 걸림돌 없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아이와 함께 가정이 일상 가운데 함께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우리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토론하는 사단법인 느린학습자시민회 송연숙 이사장.ⓒ세이브더칠드런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토론하는 사단법인 느린학습자시민회 송연숙 이사장.ⓒ세이브더칠드런

“조기개입은 아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건강한 사회 참여를 목표로 해야 한다”

사단법인 느린학습자시민회 송연숙 이사장은 “우리 시민회는 경계선지능과 그와 유사한 특성으로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천천히 배우는 특성에 따라 ‘느린학습자’라 명명했고 이러한 의미를 반영해 이번 토론회에서 발달지연 아동을 ‘느린학습자’로 지칭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부모와 당사자를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우리 아이는 고쳐야 하는 아이가 아니라 잘 배우고 싶은 아이입니다’라는 말이다. 느린학습자를 포함한 발달지연 아동은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다. 이에 조기개입의 목적 또한 장애를 빨리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삶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사회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연숙 이사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첫 번째로 조기개입은 영·유아기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오늘 토론회에서도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충분히 말했지만, 경계선지능은 영·유아기에는 비교적 발견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일반교육에서는 따라가기 어렵고 특수교육에서는 장애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받지 못한다”며, “영·유아기의 발달지원이 학령기의 학습권 보장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 기반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조기개입은 결함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아이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아이들은 진단명이 아니라 가능성을 가진 한 사람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동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기결정권과 자기주도성을 길러주는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호주의 사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슨 진단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필요한가?’를 묻는 정책이었다. 발달지연 아동 지원의 최종 목표는 가정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및 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이 따로 작동해서는 안 되며, 조기발견 이후 끊김 없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법률 간 연계와 국가 차원의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토론하는 진창원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과장(오른쪽)과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이고운 과장(왼쪽)ⓒ세이브더칠드런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개입 국가 지원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토론하는 진창원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과장(오른쪽)과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이고운 과장(왼쪽)ⓒ세이브더칠드런

교육부, “조기 발견·교육지원까지 촘촘한 연계 체계 구축 위해 노력하겠다”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진창원 과장은 “심포지엄 핵심은 발달의 어려움이 발견된 순간부터 아동과 보호자가 필요한 지원을 놓치지 않도록 국가와 지역사회가 어떻게 연결된 지원체계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교육부는 네 가지를 추진하고자 한다. 먼저 장애나 발달지연 가능성이 있는 영유아의 조기 발견 및 교육적 지원을 더 촘촘하게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가 여러 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담, 진단평가, 교육지원에 관한 정보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 또한 발달지연이나 발달장애 아동이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또래와 함께 교육받으면서 전문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의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교원과 관련 전문가가 발달지연 아동과 보호자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현장 전문성과 기관 간 협력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오늘 제시된 국·내외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을 자세히 살피고 개선할 사항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이고운 과장은 “심포지엄에서는 발달지연에 대한 조기개입의 중요성이나 개념의 명확화, 지원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복지부는 장애아동 지원사업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장애아동 등록과 무관하게 실제 필요성을 중심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문턱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례로 발달재활 바우처의 경우 54%의 아동이 미등록 상태에서 바우처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많이 지적해주신 것과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아직 성과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지역 단위로 설치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가 그런 고민과 문제의식의 제1차 결과물일 것”이라며 “또한 최소 각 지역 단위에서 여러 기관이 소통 역할을 시작하려는 차원에서 협의체를 시작했다. 이 협의체가 발제에서 제안한 조기개입 전문가팀의 역할을 일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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